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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초, 큐큐의 봄방학이 찾아왔습니다.  연초부터 계획해 온 로드트립의 날이 드디어 다가온 것이죠.  간만에 우리 스바루 아웃백에 마일리지 왕창 얹어줄 생각에 많이 들떴습니다.   여행을 거듭하면서 느끼는 것은 여행은 준비과정부터가 시작이다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는 다는 것입니다.  



첫째 날: 왼쪽 아래 집에서 출발해서 15번을 타고 북쪽으로 올라갑니다. 금요일 오후에 출발하기 때문에 첫날 밤은 다섯 시간 운전 후 라스베가스 북쪽 호텔에서 보냅니다.


둘째 날: 원래 지도 중앙 상단에 C위치의 호스슈 벤드(Horseshow bend)를 잠깐 찍고 저녁에 모뉴먼트 밸리에서 캠핑을 합니다.


세째 날: 모뉴먼트 밸리 드라이브와 근처 뮬리 포인트, 밸리 오브 더 갓스, 그리고 오후에 4 코너 모뉴먼트를 보고 캐년 드 쉐이가 있는 Chinle, AZ 호텔에서 잡니다.(F 지점)


네째 날: 오전에 캐년 드 쉐이에서 하이킹을 하고 세도나로 가서 캠핑을 합니다.


다섯째 날: 세도나에서 하이킹을 하고 구경을 한 뒤 호텔에서 잡니다.


여섯째 날: 아침에 출발해서 집으로 돌아옵니다.(8시간 운전)




그 중 가장 흥분되고 설레는 시간은 짐을 차에 차곡차곡 싣는 출발 전날과 출발 당일 아침인 것 같습니다.  오프로딩 없는 로드 트립이라 오랜만에 루프 카고 박스를 얹었습니다.  캠핑 장비가 거의 다 박스로 들어가니 트렁크와 뒷자리 정리가 깔끔하네요.



모뉴먼트 밸리로 가는 길은 네바다를 지나 유타, 아리조나 그리고 다시 유타 경계를 넘나들게 됩니다.   중간에 아리조나의 페이지(page) 근처에 있는 호스슈 벤드(Horseshoe bend)를 찍고 가려고 했는데, 아뿔싸, 캘리포니아와 아리조나 사이에 한 시간 시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지 않고 계획을 짠 바람에 그냥 지나가기로 했습니다.  작년 봄방학때도 여기 근처까지 왔다가 고민끝에 그냥 지나갔는데 또 지나가게 되었네요.



긴 운전 끝에 저멀리 모뉴먼트 밸리의 뷰트(butte)와 메사(mesa)들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View 호텔에서 운영하는 캠프장에 예약을 하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짐을 들고 걸어 내려가야하는 곳이라는 걸 와서야 알았는데 차와 캠프사이트의 거리가 3-40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아 셋이서 열심히 짐을 옮겼습니다.  이번 여행 이후 캠핑 짐을 확 줄이는 옵션을 연구해 보기로 마음 먹습니다.  어쨌든간, 자리는 정말 명당이군요, 모뉴먼트 밸리의 아이콘적인 좌/우 미튼(mitten: 벙어리장갑)과 메릭 뷰트(butte)가 텐트 문을 열면 바로 보입니다.


석양을 등지고 모뉴먼트 밸리를 바라보면서 저녁식사를 하니 이번 여행 본전은 이미 다 뽑았습니다.



첫날 일정을 마치고 여기서 잠깐 지구과학 시간..

아리조나 유타를 돌아다니다 보면 뷰트(butte) 메사(mesa) 플래토(plateau)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만나는데요.  

아래 그림에서처럼 플래토는 평야 위에 융기 및 침식에 의해 형성된 평평한 윗면을 가진 커다란 지형을 말합니다.  메사는 비슷하지만 좀 더 작고 독립된 탑이나 테이블같아 보이는 걸 말하구요.  뷰트는 메사가 바람과 비에 깎여서 벽처럼 남아있는 걸 말합니다.







다음날 아침, 하늘이 밝아지기 시작합니다.  해가 지는지 뜨는지 모를듯한 색이죠.


계절에 따라 해가 뜨는 위치가 다른데 4월초에는 두 개의 미튼 뷰트 사이로 솟아 오르는 장관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아웃백이도 해를 맞으며 함박웃음을 짓는 듯 하네요.



천천히 아침을 지어 먹고 짐을 정리한 후 본격적으로 모뉴먼트 밸리 탐사에 나섭니다.


17마일의 밸리 드라이브(The Valley Drive)를 시작합니다.  나바호 부족 공원(Navajo Tribal Park)인 모뉴먼트 밸리에 20불을 내고 입장한 사람들에게 공개되어 있는 비포장 도로입니다.  어느 정도 그레이딩이 되어 있어서 일반 승용차로도 돌아 볼 수 있습니다.  승용차로는 저속으로 조심스럽게 주행할 것을 권합니다.


붉은 색의 돌들과 녹색 평원과 파란 하늘이 어우러져 구석구석 환상적인 경치를 보여줍니다.


존 포드의 서부영화를 비롯해 포레스트 검프, 백투더 퓨쳐등 유명한 영화에서 서부를 상징하는 배경으로 많이 소개된 곳이 모뉴먼트 밸리입니다.  밸리 드라이브 외에 더 자세히 하이킹을 하고 싶거나 캠핑을 하려면 나바호 가이드를 고용해서 동행해야 합니다.


존 포드 포인트라는 곳인데 이 사진은 마치 화성에서 찍은 것 같네요.


3 수녀님(three sisters)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그냥 세 자매인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세 명의 수녀님이라는군요.




한 시간 반 정도에 걸쳐 밸리 드라이브를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멕시칸 햇이라는 마을로 향합니다.


이 바위의 이름을 따 마을의 이름이 붙여졌다죠.  솜브레로라고 하는 멕시칸 모자 모양의 돌입니다.


멕시칸 햇을 지나 모키 더그웨이라는 꼬불길 스위치백(switchback)을 찾아갑니다.  이 길을 통해 뮬리 포인트라는 경치 감상 포인트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가파른 플래토 위로 올라가기 위해 지그재그로 올라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중간쯤 올라와서 보면 이런 모양..


모키 더그웨이를 다 올라와 20여분 더 가면 뮬리 포인트(Muley Point)에 도착합니다.  아래에 구불구불 패여있는 계곡은 유타의 구스넥 주립공원입니다.  산 후안 강이 깎아 놓은 협곡이죠.


오른쪽으로는 저멀리 모뉴먼트 밸리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윽히 멀리 바라보는 뒷모습 좀 찍어보려 했는데, 건진건 이런 오버하는 포즈 뿐..


점심을 준비하는 동안 모녀의 퀄리티 타임..


뮬리 포인트는 BLM 관리 구역으로 오지 캠핑이 가능합니다.  이전에 온 사람들이 멋지게 지어놓은 불자리가 있네요.


식사를 끝내고 다시 돌아나갑니다. 스바루에 어울리는 풍경입니다.  작년에 갔던 타타핫소 포인트 들어가는 길과 느낌이 비슷하네요.


다시 모키 더그웨이를 내려갑니다.





다음 행선지는..

네 개의 주가 한 점에서 만나는 곳은 미국에서 이 곳 단 한군데라는군요.  포 코너스 국립기념물입니다.(Four Corners National Monument)  



유타, 콜로라도, 아리조나, 뉴 멕시코 네 개의 주가 이 곳에서 만납니다.  주변엔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고 원주민들의 상점만 즐비합니다.  


 최단시간 크로스 스테이트 여행 중입니다.  아빠의 사진 연출에 마지못해 응해주시는 중학생 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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