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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vang 바로 옆 Buellton이라는 마을의 호텔에서 하룻밤을 때우고 다음날 아침은 근처 Lompoc이란 동네에 있는 La Purisima mission을 방문했습니다.  


(피스모 비치는 북쪽에, 산타 바바라는 동쪽에 있습니다.)


미션이란 예전 스페인 정복군(콩키스타도르)들이 가톨릭 전도를 명목으로 미국 남서부 해안선을 따라 지어놓은 수도원들입니다. 미션들은 다 자급자족해야 했는데, 현지 아메리칸 인디언들을 전도하여(자발적 혹은 강제적으로) 노동력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 여행 이후 4월 큐큐 봄방학 때 캘리포니아 10개 미션 여행기에 미션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라 퓨리시마 미션(원래 스페인 이름은 La Misión de La Purísima Concepción de la Santísima Virgen María 라 미씨옹 드 라 퓨리씨마 콘쎕씨옹 드 라 싼티시마 비르헨 마리아: 축복받은 성 동정녀 마리아의 순결한 잉태 수도원)은 여러 캘리포니아 미션 중에서도 광활하고 문명과 동떨어져 있는 느낌이 특이합니다.  관광객들을 위해 잘 관리되어 있는 고궁의 느낌을 주는 산타 바바라나 산 후안 카피스트라노 미션들과는 달리 마치 내버려져 있는듯한 거칠음과 낡은 느낌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습니다.  당나귀, 양, 소, 말들을 아직까지 키우고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아주 좋습니다.  


광활하게 펼쳐진 수도원 터는 주립공원(state historic park)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수도원 앞마당에서 키우는 가축들


안녕 당나귀야~ (스페인 말로 burro라고 합니다.)  아주 순하고 바닥에 있는 지푸라기를 손에 내어들면 천천히 다가와서 받아 먹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살구색 건물이 종탑이고 오른쪽 하얀 부분이 성당입니다.  지금은 관람용으로만 쓰입니다.

길게 뻗어있는 수도원 전경


버미어(Vermeer) 라이팅이라 그런지 아이폰으로 찍었는데도 분위기 있게 잘 나왔습니다.

소기름을 가지고 초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오른쪽에 매달려 있는 것들이 초들.

당시 부엌의 모습을 보존해 놓았습니다.


수도원 건물 안에서는 스페인 성직자와 군인들이 살았고 현지 원주민들(츄마쉬 인디언 Chumash indians)은 수도원 옆에 자기네들 스타일로 움막을 짓고 살았습니다.


이 미션에서 일년에 세네 번 정도 과거 수도원 모습을 재현하는 이벤트가 있다고 합니다.  민속촌처럼 자원봉사자들이 옛날 옷들을 입고 당시에 하던 것처럼 수도원의 일상을 재현하는 것이지요.

나중에 이벤트 일정에 맞춰 한 번 더 방문해 봐야겠습니다.



여유있는 미션 관람을 마치고 솔뱅으로 왔습니다.  솔뱅은 1911년에 덴마크 이주자들이 세운 마을인데 유럽식 건축물들(약간 유치함)과 덴마크식 음식점등으로 관광객을 모으는 곳입니다.   

보시는 것 처럼 유럽식으로 재현해놓은 동네 다운타운은 전형적인 관광지 느낌이라 그렇게 매력적이진 않습니다.  성수기엔 사람들도 바글거리고 쇼핑 중심이지요.  그래서 예전에 잠깐 들른 이후로 솔뱅에 대해서 좀 무시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는데, 다시 이곳을 찾으면서 주변을 구석구석 살펴보니 위에 라 퓨리시마 미션도 그렇고 솔뱅 주변에 아름다운 곳들이 아주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솔뱅을 포함하는 산타 이네즈 밸리(Santa Ynex Valley) 지역은 아름다운 지형과 기후로 캘리포니아 와인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지역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와인을 좋아하는 분들의 방문으로도 좋습니다.  2004년 알렉산더 페인의 영화 Sideways의 배경이 이곳 산타 이네즈 밸리입니다.(Santa Ynez, Solvang, Los olivos..)  캘리포니아 와인하면 모두 북가주의 나파 밸리(Nappa Valley)를 떠올리시겠지만(저도 그랬고) 이곳 남가주의 산타 이네즈 밸리는 나파쪽 보다 좀 더 수수한 와인 타운의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경치에 스티븐 스필버그를 비롯한 유명 연예인들의 별장도 많다는군요.


자 그래서 솔뱅 관광은 가볍게 지나가면서 아이들을 위해 방문한 이곳..

Seein' Spots Farm!!


솔뱅 다운타운에서 5분정도 운전해 들어가면 나오는 이 곳은 가족이 운영하는 작은 동물들의 안식처입니다.  동물원이라고 하기엔 적절하지 않은 이유가 이 곳 동물들은 모두 버려지거나 부상당한 동물들을 구조하여 돌봐주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도네이션을 받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1-2불 딸랑 쥐어주고 들어가지 마시고 넉넉히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주인 아줌마가 질문에 답도 해 주시고, 또 각 동물마다의 사연도 말씀해 주십니다.

인상적인 헤어스타일.. 

나팔 바지 입은듯한 닭 아줌마..


위용을 뽐내는 칠면조..  미국 추수감사절에도 안심하고 사시는 운좋은 분..


식성 대단한 거북님.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동물들은 바로 이 미니어쳐 당나귀(Miniature donkey)들입니다.  유럽에서 개발한 종자라는데 다 커도 요만한 크기에 아주 귀엽고 순합니다.


아이들이 쓰다듬어 줘도 가만히 잘 있습니다.


혹시라도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신다면 잘 모르는 아이들이 동물을 너무 괴롭히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부모님들의 주의 부탁드립니다~



꽉 찬 일정을 뒤로 하고 1번 도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만난 멋진 석양..  한동안 집 데스크탑의 바탕화면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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