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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BREAKABLE Kimmy Schimdt"
빈지 워칭(binge watching)이란 표현이 있습니다. 폭음(binge drinking)에서 파생된 표현으로 매주 하나씩 보는게 아니라 한꺼번에 몰아서 밤새워가며 시리즈물을 시청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어쨌든, 큐큐가 학교에서 2박 3일 캠핑을 가면서 집을 비운 시간을 어떻게 쓸까 아내와 고민하다가 하루 병가를 내고 그동안 별러왔던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를 빈지 워칭하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이후 한 달동안 잠을 축내며 정말 열심히 부지런히 왕좌의 게임 네 시즌을 다 따라잡았습니다. 그러는 사이 새 에피소드가 나올때까지 막간을 이용하여 HBO의 실리콘 밸리를 다 따라잡고 뭘 볼까 하다가 우연히 걸려든 시트컴. 미국판 오피스에서 팸의 뒤를 잇는 리셉셔니스트 에린 역할을 한 엘리 켐퍼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시트컴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되었고 현재 시즌 1이 올라와 있습니다.(넷플릭스는 시즌의 모든 에피소드를 한꺼번에 올리죠. 빈지 워칭을 대놓고 조장하는 행위..)
오피스에서 에린 해넌 역을 한 엘리 켐퍼
오피스에서 4차원 아가씨 역할을 너무나 귀엽게 한 이 배우를 그전부터 좋아하고는 있었는데 넷플릭스에 나와있는 이 새 시트컴의 타이틀 스크린은 영 끌리지가 않더군요. 그래서 전혀 기대도 없었는데..
정말 골때리는 쇼입니다. 분명히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 좀 괴상한 작품입니다. 엘리 켐퍼의 독특한 버블리하고 4차원적인 캐릭터를 그대로 주인공 캐릭터에 옮겨 놓아서 그녀의 매력(매력이라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만)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습니다. 그 외 등장하는 다른 캐릭터들(배우 지망생 대머리 게이 흑인 룸메이트 타이터스, 약에 한 참 취해서 있는 듯한 골때리는 집 주인 아줌마 릴리언, 알고보니 메이즈 러너에 나온다는 한국계 배우 이홍기군(베트남계 Dong으로 나옵니다.) 등등..)도 훌륭합니다.
주인공인 키미 슈미트는 15살 때 납치되어 사이비 교주가 만든 지하 벙커에서 다른 소녀 3명과 함께 15년 동안 감금되어 있다가 FBI의 raid를 통해 풀려나는 것으로 파일럿 에피소드가 시작됩니다.(설정부터 상당히 깨죠.) 돌아갈 가족도 없는 키미는 뉴욕에서 인터뷰를 하고 나서 그냥 맨하탄에 눌러 앉기로 결심합니다. 어떤 부잣집 아줌마 집에 비서 및 베이비시터로 직장을 구하고 뉴욕에서 좌충우돌하며 빼앗긴 15년간의 삶을 되찾기로 하는 키미 슈미트의 이야기입니다.
매 에피소드는 키미가 이끄는 메인 플롯과 사이드 캐릭터(주로 룸메이트 타이터스)의 서브플롯으로 구성됩니다. 코미디지만 일반적인 구성과 스토리 진행과는 뭔가 다른 과장되고 때로는 초현실적인 느낌을 주는 코미디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커뮤니티하고도 상통하는 점들(싱글 카메라 촬영, 장르 패로디 에피소드, 골때리게, 때로는 어이없게, 때로는 유치하게 웃겨주는 원라이너들)이 꽤 있어서 그런지 엄청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에피소드들 전반에 걸쳐 강한 여성상에 대한 메시지가 강합니다. 거북스러울 정도는 아니구요. 좀 괴상하고 유치하면서 골때리는 코미디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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