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캐나다 사는 사촌의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된 책, 곤도 마리에(Marie Kondo)의 베스트셀러 The life-changing magic of tidying up(국내 출판명: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을 3/4 정도 읽고 나서 바로 옷 정리에 들어갔습니다. 책을 다 읽기 전 행동으로 옮기도록 한 만큼 이 책은 정리에 대한 의욕을 불태워 주네요. 





Before 사진을 찍어놓지도 않은 바보 블로거.. 대충 상상을 돕자면, 상식적인 선에서 적당히 정리된 옷장이었습니다.  옷걸이는 좀 촘촘하고 빽빽하게 걸려있는 편이었고 티셔츠들은 서랍이 아슬아슬하게 닫힐 정도로 겹겹이 쌓여 있는..  속옷 및 양말 서랍 1개, 티셔츠 서랍 2개, 긴팔 셔츠 및 스웨터 서랍 1개, 기타 잠옷 및 운동복 서랍 1개, 바지 놓는 선반 2개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곧 사진에서 보시겠지만 서랍이 좀 좁은 편입니다.)


콘마리 방식(KonMari Method)의 가장 중요한 점은 정리를 할 때 가지고 있는 모든 옷들을(혹은 정리하고 있는 해당 카테고리의 모든 것들을)  옷장에서 꺼내어 바닥에 쌓아놓고, 내가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확실히 눈으로 보고 정리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무엇을 없애는가에 집중하는 것 보다는 어떤 물건만 가지고 있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똑같은 말로 들릴 수 있겠지만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고 할까요.  


저자는 "가슴 설레게 하는" 영어 번역판으로는 "즐거움을 촉발시키는(spark joy)" 물건들만 가지고 있으라고 합니다.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물건을 들었을 때 본능적으로 다가오는 감정에 판단을 맡기라는 것이 간단하면서 고유한 저자의 방법입니다.  이게 얼마를 준건데..  명품인데..  이거 필요할 수도 있을텐데.. 하는 이성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마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하나 하나 물건들을 직접 손에 집어들고 내면에 일어나는 감성에 집중하여 이 물건을 가지고 있을 것인지, 아니면 없앨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이 처음엔 좀 막막할 수 있지만 하나 하나 물건을 넘기면서 감이 나름대로 잡히면서 결정이 쉬워집니다.




자 그럼, 정리 후의 옷장 사진을 공개합니다.  저자는 옷을 개서 서랍에 넣는 방법까지 자세히 설명합니다.  정리하고 나니 솔직히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보통 셔츠를 개듯이 좌우 팔있는 곳을 뒤로 접어넣은 뒤 반/반으로 접어 세로로 세웁니다. 둥글게 만 것처럼 보이지만 접은 것입니다. 개서 쌓아놓는 것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오히려 주름이 덜 생긴다고 합니다.(쌓아 놓으면 눌려서 아래쪽 옷들의 접은 부분이 확연해지지요.)   옷들이 쌓이지 않으면서 한 눈에 가지고 있는 옷들을 다 볼 수 있기 때문에 골라 입는 재미도 생기고 바닥에 깔려 생전 빛 보지 못하는 옷이 생길 우려도 없습니다.  재미있는 건 다 버리고 나서 남은 것 가지고 서랍에 넣으니 딱 맞는듯한 느낌이 나네요.  이게 내가 필요한 정량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속옷과 양말도 마찬가지로 세웁니다.


운동복이나 겨울 긴팔 셔츠들


바지들도 역시 세워줍니다.


버릴 것도 별로 없는 카테고리.. 일년에 정장 입을 일이 하루나 이틀쯤이죠.

이렇게 서랍을 정리하고 나니 서랍 두 개가 비었네요.  기분이 상쾌합니다.




옷걸이에 걸린 옷들도 과감하게 정리하여 정말 좋아하는 옷들만 남겼습니다.




이 책의 제목을 다시 쓰라고 한다면 "마음 편하게 버리게 하는 법" 혹은 "무엇을 버리든 그 이유를 합리화 해 드리죠." 쯤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시니컬하게 보면 그렇다는 얘기고, 긍정적으로 본다면 현대인들이 얼마나 쓸데없는 물건들을 쌓아놓고 사는지에 대한 부드러운 일침이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정리를 마치고 나니 이전에 종종 하던 정리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우선 서랍을 열었을 때 보기가 아주 뿌듯하고 좋으며, 매일 아침 옷을 고르는 순간도 훨씬 매력적이 되었다고 할까요. 빨래를 하고 나서도 잘 개어 빈 자리에 채워 넣는 느낌이 정말 좋습니다.  책에서 말하길 모든 물건들은 하나 하나가 제 자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정말 티셔츠 하나 팬티 하나가 다 제 자리를 가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처음엔 그다지 관심 없던 아내도 결과를 보더니 자기와 큐큐의 옷장도 하자며 연휴 주말을 모두 콘마리식 옷 정리로 보냈습니다.  얼마나 오래 갈지 두고 봐야겠네요.  저자는 옷 - 책 - 종이류 - 잡화류(komono) - 추억의 물건(memorabilia: 사진 등)의 순서로 정리하라고 합니다.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에 위 순서대로 소유물들을 다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니, 다른 카테고리도 조만간 태클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 목표는 책 정리!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REI on Black Friday  (0) 2015.10.27
아놀드 파머를 즐겨 마십니다.  (0) 2015.10.14
다마고  (0) 2015.08.17
우표?  (0) 2015.07.21
이탈리아 카페에서 유용한 단어들  (2) 2015.06.3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