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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2014년) 5월에 다녀온 캠핑 후기입니다.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동쪽을 따라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북쪽 요세미티 국립공원까지 올라갈 수 있는 길은 캘리포니아 395번 하이웨이 입니다.  이 길을 따라가다보면 론 파인(Lone pine), 인디펜던스(Independence), 빅 파인(Big pine), 비숍(Bishop)등의 도시들을 지나게 되는데 이 도시들을 기점으로 시에라 네바다 동편(Eastern sierra nevada)의 볼만한 곳들과 캠핑장들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하이웨이 395


이번 캠핑 목적지는 론 파인에서 서쪽으로 들어가면 있는 론 파인 캠프그라운드(Lone Pine Campground)입니다. 집에서는 차로 약 네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  


가는 길에 한군데 잠깐 들러봅니다.  이 곳은 Fossil falls scenic area(화석 폭포?) 라는 곳인데 론 파인 가는 길 중간에 오른쪽으로 살짝 빠져나가면 됩니다.  주차장 근처부터 검은 화강암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희미하게 보이는 트레일을 따라 걷기 시작합니다.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다른 행성에 온 것 같네요. 


5분 정도만 더 걸어가면..



이런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태고적 화산에서 나온 용암이 이곳에 흐르던 강물에 급격히 식으면서 형성된 지형이라는군요. 



가까이서 보면 이렇습니다. 표면이 아주 매끄럽습니다.


395를 지나가신다면 한번쯤 꼭 들러보실만 합니다.(이 글 아래에 구글 어스 경로와 위치 정보를 첨부하겠습니다.)




론 파인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 오기로 결정한 이유는 론 파인 마을 옆에 펼쳐져 있는 앨라바마 힐스(Alabama Hills)라는 곳입니다. 앨라바마 힐스는 무비 플랫(Movie Flat)이라는 별명도 있는데 신기한 지형 때문에 영화와 광고 촬영장소로 많이 쓰이는 곳입니다.  특히 5-60년대 서부 영화들의 촬영이 아주 많았답니다.



론 파인 마을에 있는 영화 박물관입니다.


최근에 촬영된 퀜틴 타란티노 감독의 쟝고 언체인드의 몇 장면이 이 곳에서 촬영되었다고 합니다.


지금 중년이시면 기억하실 옛날 티비 미니시리즈 "남과 북"의 캐스트 사진입니다.  젊은 패트릭 스웨이지가 보이네요. (원제는 North and South, 북과 남인데 남이 먼저 나온 이유는 반공 때문이었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첫번째 아이언맨의 도입부에서 토니 스타크가 자신의 신무기를 시연하는 장소의 배경이 앨라바마 힐스 였습니다.



캠프장으로 향합니다.  론 파인에서 서쪽으로 나 있는 위트니 포탈 로드(Whitney portal road)를 따라 20분 정도 들어가면 론 파인 캠프그라운드(Lone pine campground)가 나옵니다.


보통 주말이라 그런지 한적합니다. 뚝딱뚝딱 텐트를 먼저 치고.. 

사진 왼쪽 끝에 보이는 갈색 철제 상자는 bear container라고 불리는 상자입니다.(복선...)


다시 차를 타고 나와 앨라바마 힐스로 향합니다.  위트니 포탈 로드에서 북쪽으로 나 있는 무비 로드(Movie road)로 들어가면 비포장 도로를 따라 앨라바마 힐스의 중앙을 관통할 수 있습니다.  일반 승용차도 진입 가능합니다.


듣던대로 신기한 모습의 바윗돌들이 사방에 보입니다.


해가 낮을 때 오니 경치가 더 드라마틱 하네요.


조금 가다보면 T-섹션에서 주차 공간이 있습니다.  이 곳에서 유명한 모비우스 아치(Mobius arch)를 구경하러 가는 트레일헤드입니다.



풍화작용에 의해 자연적으로 형성된 돌 아치 입니다.


가느다랗게 보였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큰 돌덩어리..



연휴가 아닌 주말에는 미국의 대자연을 구경하러 온 유럽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저멀리 실루엣으로 보이는 분들은 독일에서 오신 분들이었습니다.


모비우스 아치에서 돌아와서 좀 더 깊이 들어가봅니다.  이 곳은 자동차 광고를 많이 찍는 곳이기도 합니다.




오래된 광산 자리입니다.  캘리포니아 곳곳에는 폐허가 된 광산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철창 사이로 손을 들이밀어 아래쪽을 찍었는데 플래쉬에 깜짝 놀라는 박쥐 한 마리가 찍혔습니다.


캠프장으로 돌아와 저녁을 해 먹고, 아빠는 디저트를 만드는 중..


더치 오븐에 구운 복숭아 케잌입니다.(케잌 안에 복숭아가 들어있음.)



맛있게 저녁을 먹고 모닥불을 바라보고 있는데, 우리 사이트 뒤편 언덕에서 "우거걱~~"하는 동물 소리가 났습니다.  처음에는 누가 개를 데려왔나.. 했는데, 언덕 위를 보니 두 쌍의 안광이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옆자리에 있던 청년도 소리를 듣고 나와서 보더니, "아 곰들이야, 어제 밤에도 어슬렁거리더라구." 하면서 태연하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극도의 공포에 빠진 세 가족..  어쩔까 고민하다가 텐트를 놔두고 론 파인 마을로 내려가 호텔에서 자자고 결정합니다.  캠프장을 떠나는데 차 라이트에 비친 그 분들을 만났습니다.  아기곰 두 마리더군요.



호텔에서 검색해보니 이 지역의 곰들은 100% 흑곰(black bear)인데, 갈색 그리즐리 베어들에 비해 훨씬 순하고 덜 공격적이라고 하네요.  물론 화나면 인간은 상대가 안되겠지만 그렇게 겁낼 필요는 없었나봅니다.  다음번에 만난다면 오히려 겁을 줘서 쫓아버려야겠습니다.  어쨌든 기억에 많이 남게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큐큐네 가족은 곰과의 첫번째 조우를 경험하고 호텔에서 편하게 하루를 보냈답니다.



lonePineArea.k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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