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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카튼우드의 햄튼 인(hampton inn cottonwood)에서 편한 밤을 보냈습니다.  더워서 설친 전날 밤의 피로와 끈적임을 말끔히 씻어내고 호텔에 있는 세탁실을 이용해 빨래까지 했습니다.  미국의 별 2.5~3 레벨 호텔들에는 대부분 고객용 세탁실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보통 2대의 세탁기 2대의 건조기 정도가 구비되어 있구요 동전을 이용해 세탁기 2불~2.5불, 건조기 1불~2불 정도의 가격에 세탁을 할 수 있습니다.  장거리 여행을 위해 짐을 쌀 때 이 점을 고려하면 옷이나 속옷을 너무 많이 싸지 않아도 됩니다.  


호텔에서 무료 제공되는 아침식사를 챙겨 먹고 짐을 챙겨 출발 준비를 합니다.  호텔마다 아침식사가 제공되는 시간대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체크인 할 때 이를 꼭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6시에서 11시인데 어떤 곳은 9시에 끝내는 곳도 있습니다.  


가는 길에 동네 월마트에 들러 동영상 저장용 외장 하드를 하나 사서 와이오밍을 향해 차의 시동을 걸었습니다.



좌홍우녹이 신기하네요.


와이오밍으로 넘어왔습니다.  하이웨이 89번 상에 있는 Cokeville Meadows National Wildlife Refuge를 지나고 있습니다.  드넓게 펼쳐진 초원을 감상하려 차를 세웠습니다. 


마치 우리가 내리길 기다렸다는듯이 저 멀리서 사슴 떼들이 질주하는 것을 목격합니다.  와이오밍 진입을 환영해 주는 것 같네요.


어느새 지형이 바뀐 것을 실감합니다.  


아이다호와 와이오밍의 경계선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두개의 주를 들락날락 했습니다.  길 주변으로 목장들과 들판에서 자유롭게 풀을 뜯는 소들이 많이 보입니다.


점심식사를 위해 들른 애프톤(Afton)이라는 와이오밍의 소도시입니다.  앞에 보이는 아치는 수백개의 사슴 뿔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사냥을 해서 죽은 사슴의 뿔인가 했는데, 사슴들은 뿔갈이를 해서 뿔이 너무 커지면 떨어지고 새 뿔이 난다고 합니다.  사슴이나 순록의 뿔은 앤틀러(Antler)라고 하지요.  


와이오밍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해결합니다.


물이 보입니다.  남부 캘리포니아에서는 보기 힘든 강물이 아무렇지도 않게 흐르고 있군요.


스키로 유명한 잭슨 홀 지역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밤은 캠핑,  예약을 안받고 선착순 시스템의 커티스 캐년 캠프장으로 가기 위해 잭슨 다운타운을 지나 National Elk Refuge를 지나갑니다.   길 좌우로 수도 없이 많은 조그만 쥐들이 고개를 내밀고 보거나 길을 급하게 지나갑니다.  찾아보니 피카(Pika)라는 들쥐 종류였습니다.  꼭 새소리같은 울음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캠프장은 이미 만석..  꽉 차있었습니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잠시 당황했는데 캠프장 입구 길 건너에 있는 넓은 평지에 픽업트럭 캠퍼를 탄 젊은 커플이 짐을 푸는거 같아 여기서 캠핑을 해도 괜찮냐고 물어보니 자신있게 이 곳은 Dispersed Camping이 가능한 곳이라는 기쁜 소식을 들었습니다.  화장실/물 없는 곳에서 캠핑은 많이 해본지라 두 번 생각할 것 없이 이 곳에 자리를 잡기로 합니다.  돈도 안들고 경치도 더 좋네요.


Dispersed Camping은 대부분의 국립삼림이나 국립/주립 공원에서 제공하는 개발되지 않았지만 캠핑이 허가되는 장소들입니다.  일반적으로 화장실이나 물같은 시설이 전혀 없고 불도 가능하면 이미 피웠던 자리에서 해야합니다.  


혹시나 더 좋은 자리가 있을까 한바퀴 돌았지만 이미 사람들이 들어찼거나 처음 장소만 한 곳이 없어 다시 돌아갑니다.  덕분에 재밌는 오프로드 운전을 좀 했네요.  와이오밍이 더 좋아집니다.


두 마리의 프롱혼(Pronghorn)들이 유유히 걸어가고 있는 것을 봅니다.


캠핑 자리 중 가장 명당자리를 가졌던 차가 절묘한 타이밍으로 짐을 싸서 나가는 것을 보고 바로 그자리를 차지합니다.  땔감까지 가득 남겨놓고 갔네요.  


준비해 온 캠핑 셋업을 제대로 해봅니다.  비가 한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해 타프도 쳤습니다.


저녁을 다 먹고 주변을 둘러보니 캠핑하러 온 차들로 가득 메워졌습니다.  보통 때 같으면 다른 사람들이 반갑지 않았을텐데, 잘 모르는 동네에 또 곰이 자주 출몰한다는 곳에서 첫 캠핑을 하게되니 베테랑 캠퍼들이 반갑고 마음에 놓였습니다.  불 피우려고 죽은 나무들을 모으는 옆 캠퍼에게 공짜로 얻은 땔감들을 흔쾌히 나누었습니다.


멀리 펼쳐진 눈덮인 산맥과 드넓은 초원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오늘 밤은 100% 비가 온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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