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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갔습니다.  작년 10월 이후로 네 번째 방문이군요.  아내와 딸이 한국에 일주일 먼저 들어가서 혼자 남게 된 주말 일요일에 주섬주섬 준비해서 혼자 떠났습니다.  남자는 가끔 혼자 동굴에 있을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저는 동굴대신 사막으로 가겠다는..  사실 이런 오지에 혼자 가는 것은 금물입니다만, 동시에 그런 오지에서 홀로 서 있는 느낌을 맛보기 위해 안전규칙과 좀 협상을 했습니다.  물과 음식을 충분히 싸 가고, 동선을 정확히 친구에게 알려주고 다음날까지 연락이 없으면 파크 레인저에게 연락하라고 전화번호도 주고요.  트레일들에 대해 사전 리서치도 충분히 했습니다. 


아침 7시 반에 집을 떠납니다.  청량한 날씨네요.

가는 길에 Lake Henshaw를 지나가게 되는데 일교차 때문인지 환상적인 안개가 길을 덮고 있었습니다.  마치 화산을 지나가는 것처럼 땅 위에서 김이 모락모락 일고 있었습니다.

바로 오프로드 트레일 시작.. Grapevine Canyon Road입니다.

가는 길 중간에 캑터스 가든..  오른쪽에 복실복실 둥글둥글한 선인장의 별명은 테디베어 선인장입니다.  귀여워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무시무시하죠.


Grapevine Canyon Road를 무사히 마치고 다음 행선지는 안자보레고 파크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Butte Pass - Cut Across Trail - Arroyo Salado Trail 컴비네이션입니다.  약 20마일 정도 됩니다.

난이도가 높은 곳은 아니지만 혹시 몰라서 타이어에 바람을 뺐습니다.  2/3정도인 22psi정도..

바닥 접촉면이 더 넓어져서 모래 위나 돌을 넘을 때 접지력을 향상시켜주고 승차감도 좀 부드러워집니다.

Cut Across Trail의 한 가운데, 주변에 하늘과 벌판만 있네요.

가다가 출출해져서 차를 넓은 곳에 세우고..

컵라면으로 점심을..

남은 따뜻한 물로 옥수수 수염차를 한 잔 마시고..  다시 출발합니다.

구불 구불 굽이치는 Basin wash를 지납니다.  비가 온 뒤라 땅이 패인 곳들이 좀 있어서 차 범퍼를 좀 긁었네요.

5 Palms라는 곳입니다.   예전엔 6 Palms였을 것으로 추정(앞에 야자수 시체 한 구가 있죠)

아프리카 남미비아 같은 풍경입니다.

지난번 Fonts Point 갔을 때 시간상 들리지 못한 Inspiration Point로 가기 위해 차를 세우고 걷기 시작합니다.

이곳은 하이킹 트레일 마킹이 없기 때문에 구글 어스로 미리 찾아놓은 경로를 gps로 따라 갔습니다.

Fonts Point 못지 않은 멋진 경관이었습니다.  덜 panoramic하지만 좀 더 가까이서 badland 지형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카메라의 디오라마 기능으로 찍었더니 재밌게 나오네요.  말 그대로 미니어쳐 같이..

위에서 '바람을 빼면 나중에 어떻게 넣지?' 하신 분들에게..  씨가 잭을 이용해서 돌리는 컴팩트 에어 컴프레서를 가지고 다니지요.  낮은 공기압으로 아스팔트를 고속으로 달리는 것은 금물입니다.

마지막 행선지는 Clark Dry Lake..  물이 다 마른 태고적 호수 자리라고 합니다.  평평합니다.

오늘 수고한 아웃백이 한 장 찍어주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집에 도착하니 저녁 7시..  점심 먹고 쉬는 시간 빼면 근 10시간을 운전했네요.  오른쪽 종아리가 뻐근..  이제 안자 보레고는 졸업해도 될 듯 합니다.



구글 어스 경로 파일입니다.

anzaBorrego.k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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